장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치악산 곧은치 자락을 넘었다.
하늘은 맑게 개이고 푸르고 흰 구름의 하늘은 드높았다.
1시간 정도 걸려 치악산 관음사 입구에 도착했다.
스무명이다. 시산제 이후 가장 많이 참석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행길에 접어 들었다.
녹음이 짙은 한여름의 숲은 싱그럽고 계곡의 물은 철철 넘쳤다.
860m의 곧은치 고개까지 오르는 코스는 적당히 숨차고 적절히 땀나는 길이었다.
중간중간 쉬며 한숨도 돌리고 얼린 파인애플과 과일을 나눠 먹었다.
하늘을 가린 숲과 계곡을 구르는 물소리만이 가득하다.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침내 곧은치에 올랐다.
쉼터에서 시원한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시니 어제의 숙취가 깨어나는 듯 하다.
같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정겹다.
이제 횡성 강림의 부곡 지구까지의 하산길이다.
숲길은 부드럽고 원시림은 더 깊고 높다.
영월 주천강의 시원이기도 한 계곡물 또한 우렁차다.
드디어 한일성 대장님과 송진오, 장기완 소장님을 만났다.
세 분의 기사님 덕택에 원점회귀를 하지않고 고개를 넘어올 수 있었다.
먼 길을 달려 주차해 주신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얼굴을 씻었다.
시원하다. 냉기가 돌 지경이다.
한참을 쉬었다. 좀 더 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하산했다.
강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강림순대집을 들렀다.
된장에 우거지를 풀어 국물이 시원한 순대국이다.
직접 집에서 손수 빚은 옛날 순대에 감자전과 옹심이를 곁들였다.
메밀 먹걸리도 함께 마셨다.
출발한 설봉공원에 4시 조금 못되어 도착했다.
앞으로 산행은 이런 식으로 해야 될 것 같다.
적당한 높이의 산속을 거닐거나 오르고 근처의 맛집을 들렀다가 일찍 돌아오는 것으로...
이제 다들 나이가 들어가는지 무리하기보다는 가벼운 산행을 더 원하는 것 같다.
더이상 신체 기능이 퇴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주안을 둬야겠다.
육신보다는 정신 건강에 도움되는 산행 위주로...
혼자 생각이다.
다들 건강하시고 장마와 무더위를 잘 넘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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