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순부터 닥친 폭설과 혹한이 새삼 겨울 산행을 주저하게 만든다.
더욱이 전날부터 내린 비와 연말 일정으로 산행 신청인원까지 적다.
그래도 설봉공원 주차장에 모여 여주군 산북면 하품2리 주어마을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안개속에 포근히 잠든 주어마을이 반갑게 맞이한다.
우측에는 한강 이남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는 양자산과 좌측의 앵자봉이 서로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다.
장기완 소장의 와이프가 정성껏 사준 김밥 4줄을 배고픈 여소장님들과 맛있게 먹고 출발했다.
주차장 앞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30분쯤 계속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적막속에 쌓인 마을의 하늘위로 새벽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그 위로 멀리 이천의 원적산 천덕봉을 비롯한 능선들이 아련히 펼쳐진다.
비개인 하늘과 공기는 맑고 깨끗하다.
날씨 또한 따뜻해 껴입은 옷을 한풀씩 벗었다.
쉬엄쉬엄 눈 속을 뚫고 오르니 양자봉 710m 정상 이다.
양평 시내와 남한강의 겨울 아침 풍경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정상 의자위에 라면 5개를 끓여 막걸리와 함께 이른 점심을 먹었다.
산행 인원이 적어서인지 아기자기하? 여유가 있다.
이번 산행은 3가지 특징이 있었다.
이천에서만 참가했고 역대 산행중 가장 적은 다섯명이 참여했으며 유일하게 여소장님들이 많은 산행이었다.
그래서인지 출발부터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무리하게 앵자봉까지 눈쌓인 산행을 하다보니 막판에 다들 말없이 지쳤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또한 지나면 좋은 추억이 되리라 믿는다.
임진년 2012년을 보내는 송년 산행으로 2013년을 힘있게 맞이하리라 생각한다.
자작나무 군락지를 지나 주어고개까지는 내리막이 이어진다.
이후 또다시 오르막이다.
가까이 있는 줄 알았던 앵자봉이 의외로 멀다.
천진암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 헬기장을 세번 지나고 나니 앵자봉이다.
667m에 이른다.
꾀꼬리 앵자를 사용해 꾀꼬리가 알을 품은 형상의 봉우리라고 한다.
양자산과 더불어 함께 오르면 부부지정이 좋아진다고 하니 다들 한번씩 오르시기를...
하품2리로 내려가는 길도 꽤 멀다.
아무도 오르내리지 않은 길이었기에 눈을 헤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무사히 하산했다.
12~3키로 이른 것 같다. 2만보 이상 걸었으리라.
당초 계획보다 긴 7~8시간 걸린 눈길 산행을 했다.
간만에 빡센 산행이었다.
참석 인원은 적지만 총회를 했다.
불참 회원은 총회 결정에 따르는 것으로 간주했다.
총회 의결 사항은 2013년에도 산행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집권한 회장은 이임하고 총무는 잘할때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새로운 회장님은 산악회 고문님을 비롯한 분들과 상의한 끝에 정의진 소장님이 맡기로 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돌아가면서 서로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소 귀찮은 자리를 흔쾌히 또는 반강제적으로 받아주신 정의진 소장님께 감사드리며 산에서의 만남이 계속 이뤄지길 기대한다.
다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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