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 봄 워크샵으로 상서러운 기운이 스며있는 서산을 다녀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소장님들께 사진으로나마 같이 기행하고자 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2시간 정도 결려 용현골 마애삼존불에 도착했다.
예나 다름없이 넉넉하고 인자한 부처님 모습이다. 1400년이라는 세월에도 변함없이 백제의 미소를 머금고 있다. 흐르는 세월에 욕심많은 사람만이 변하지 자연은 그대로인 것을 새삼 느끼게 만든다.
내친 김에 용현골 안쪽으로 들어가 보원사터에도 들렀다.
고려시대 수만평의 절터에 스님들만 1천명에 달할 정도로 융성했다고 한다.
지금은 허허벌판에 석물들만 남아 그 옜날의 번성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돌아나와 용현 계곡에서 어죽으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서산의 전통 음식은 게꾹지라고들 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어죽으로 대신했다.
그래도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먹는 것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해미읍성으로 가는 도로변은 비산비야, 산도 아니고 들판도 아닌 야트막한 구릉들이 양 옆으로 드넓게 펼쳐진다. 자유롭게 풀어논 소떼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조선시대 들판에 축성된 해미읍성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듯 하다.
이순신 장군도 근무한 적도 있고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초등학교와 우체국, 민가도 120호 정도 살았다고 한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연들과 수백년이 지난 느티나무의 그늘이 시원하다.
하지만, 회화나무 가지의 철사줄 흔적은 병인박해때 천주교 신자 1천명 이상이 순교 한 곳이라는 슬픈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종교적 믿음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야만의 역사가 불과 170년 전이다.
해미읍성 이곳저곳을 다 둘러봤다. 이것저것을 다 해봤다.
그리고 마음이 열리는 절, 개심사로 갔다.
소나무 울창한 길을 조금 올라서니 소박하고
아름다운 개심사가 우리를 맞이한다.
연못을 건너 배롱나무를 거쳐 종루와 심검당의 굽은 기둥이 자연스럽다.
겹벚꽃이 져 아쉬웠지만 층층나무의 은은한 화려함도 반갑다.
이제 서산 간척지를 지나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간월도에 도착했다.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쳤다는 간월암에 들렀다.
2백년이 넘었다는 사철나무는 변함없이 푸르렀지만 색바랜 단청은 거센 바닷바람으로 자유롭지 못해 보인다.
누구나 깨우치면 부처가 된다지만 그만큼 깨침이 힘들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범사에 평범한 우리들은 그저 서해바다의 평온함을 말없이 쳐다보며 갯벌에 있는 고동을 탐할 뿐이고...
긴 거리를 달렸다. 서산 9경 중에 다섯 개를 본 것 같다.
서산 갯마을과 내포 지역의 일부나마 맛 보았다.
적당히 피곤하고 적절히 배고파 예약된 횟집으로 갔다.
손이 크다는 여사장님은 약속대로 풍성한 상을 차렸다.
회로 배 채우라며 그리고 모든 것은 리필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들 즐겁게 소주잔을 들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무사히 봄 워크샵을 마무리했다.
지부의 발전과 화합을 위하여 수없이 외쳤으니 앞으로도 다 잘될 것이다.
다음에 다시 또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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