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경기 북부인 포천으로 향했다.
퇴계원을 지나 일동을 거쳐 명성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억새풀 축제가 지나서인지 다소 한산하다.
어제밤에 내린 비로 인해 공기는 맑고 차갑다.
38선 이북에다 강원도 철원의 경계답게 산세는 험하고 계곡은 깊다. 수량 또한 풍부하다.
부드럽게 깎여진 화강암을 타고 내려오는 폭포수의 물줄기는 시원하다.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지나니 암릉의 오르막이다.
잠시 후 억새 군락지가 넓게 펼쳐진다.
으악새 슬피우는 잎새는 사뭇 졌지만 아직도 바람부는 대로 흩날린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이 지나면 바로 일어난다. 처세술이뛰어나다.
장기 근무가 가능할 듯ㅎ.
팔각정에서 들려오는 등산객의 하모니카 소리는 궁예의 꺾여진 한과는 상관없이 경쾌하기만 하다.
능선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억새의 물결이 꽤 넓다.
이제 삼각봉과 명성산 정상에 이르는 본격적인 등산길이다.
빛이 들지 않은 곳에는 밤새 내린 눈이 쌓여있다.
이쪽은 늦가을의 아쉬운 정경이고 저쪽은 때이른 겨울의 풍경이다.
군부대의 포사격과 전차 훈련으로 인해 주말과 휴일에만 삼각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개방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팔각정 옆에 명성산 표석과 1년후에 받을 수 있는 큰 우체통이 자리잡고 있다.
정상인 줄 알고 내려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암벽과 암능으로 이뤄진 능선은 의외로 길다.
마침내 삼각봉에 도착했다.
표지석 위에 자리잡은 해태상이 독특하다.
화재를 대비코자, 화기를 잠재우고자 마련한 것 같다.
그 바램이 영원하길 기원하며 마음을 보탠다.
멀리 아련히 펼쳐지는 산정호수를 뒤로하고 조금 오르니 명성산 정상이다.
923m이다. 정상 인증을 하고 바로 아래서 점심상을 펼쳤다.
푸짐하다. 막걸리와 함께 지친 몸을 달랬다.
이후 신안 고개로 무사히 하산했다.
일동과 가평 설악, 유명산을 거쳐 여주 산북면 상품리에 있는 초계탕 집에서 뒷풀이로 긴 하루를 마감했다.
운전하느라 애쓰고 멀미하느라 고생하신 소장님들의 수고가 많았다.
12월 산행은 15일에 가까운 산을 찾고 점심을 겸해 산악회 총회를 갖고자 한다.
가능한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내년 산행과 산악회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
이 사진을 끝으로 지부장님 카메라를 또 해먹었다.
수리를 하든 새 카메라를 사든 해야겠다.
산에서는 가능한 조심할 일이다.
물론 일상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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