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령 옛길을 걸었습니다. 그 곳에는 가을이 한창이었습니다.
아래에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정상에는 벌써 낙엽이 되어 소복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아홉마리 용이 구비구비 휘돌아 넘나들듯 구룡령으로 가는 56번 국도는 돌고돌았습니다.
모두들 지칠때쯤 마침내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이었습니다.
동부지부의 가을 워크샵에 참석한 37명의 소장님들이 구룡령옛길로 가는 계단을 올랐습니다.
산림과 등산로가 잘 보전되어 문화재청이 명승지로 지정한 문화재길입니다.
강원도 영동의 양양과 영서의 홍천을 잇는 고개길입니다.
미시령이나 진부령 등에 비해 길이 험하지 않아 옛날부터 장사꾼들이나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이 무수히 지나다녔다고 합니다.
옛길의 정취와 이야기가 아련히 전해오는 듯 했습니다.
화려하지도 소란스럽지도 않은 소박한 길을 40여분쯤 오르자 옛길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드넓은 공터가 예로부터 다들 쉬어가던 곳이었음을 말해주는듯 합니다.
이곳에서 점심상을 펼쳤습니다.
여소회에서 직접 마련한 밥과 반찬들은 나무랄데 없는 성찬이었습니다.
다들 구름비속에서도 막걸리를 겉들여 맛있게 먹었습니다.
양양 방향으로 난 오른쪽 길에 접어드니 본격적인 옛길이 시작됩니다.
횟돌반쟁이를 비롯 묘반쟁이, 솔반쟁이, 삭도 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아름드리 금강소나무의 시원스런 풍치는 늠름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1990년대 경복궁 복원에 사용된 그루터기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구절양장처럼 굽은 길을 벗삼아 계속 내려왔습니다.
만산홍엽의 단풍색이 싱그러운 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갈천약수가 있는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양양의 하조대에 들렀습니다.
하륜과 조준이 머물렀다는 곳에는 기암괴석과 그곳에 뿌리를 둔 소나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시원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파도 또한 힘차게 달려들고 산산이 부셔지곤 합니다.
소주 한잔하며 그간의 시름을 달래봅니다.
주문진의 횟집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의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다들 바쁘신 가운데 참석하신 소장님들과 점심 식사 준비하느라 애쓰신 여소회, 그리고 오늘 행사를 위해 여러므로 고생하신 집행부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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