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행은 당초 월악산 정도로 생각했다.

긴 겨울을 지나 봄맞이 산행은 제대로 해 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꽃구경을 겸해 가볍게 시작하자는 의견에 맞춰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을 선택했다.

 

동물원 가는 길의 벚꽃 축제기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주말 비소식이 전국에 걸쳐 예보되었다.

아침 7시 지나 집을 나서는데, 벌써 빗방울이 차창을 때리기 시작했다.

비온다고 밥먹지 않으랴는 심정으로 빗속 산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여주 합쳐 12명이 꽃비를 맞으며 동물원에 입장했다.

 

 

 

 

 

 

생각하기에 따라 빗속 산행도 한편으로 좋았다.

우선 복잡하지 않고 한적해서 좋았고, 비가 내리니 만물이 깨끗하고 선명해서 좋았다.

훗날 이또한 좋은 기억으로 남으리라.

 

 

 

 

 

 

 

 

동물원 정문을 지나 오른쪽에 있는 산림욕장에 들어섰다.

7km에 이르는 청계산 중턱길은 3시간에 걸쳐 있다.

연두색 신록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다.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계절마냥 다시 피어나고 질 일이다.

이번 산행은 회춘 산행이 되기에 충분하였으리라 짐작한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길따라 쉼없이 걸었다.

중간에 과일 한번 먹고 또가다 조금 지치면 김밥에 막걸리 한잔씩 돌렸다.

 

 

 

 

 

 

 

 

 

 

 

 

 

 

 

 

 

동물원 우측 입구를 돌아 좌측 입구로 내려왔다.

비때문인지 동물도 보이질 않는다.

마침 세계가면전이 열리고 있어 아쉬운 김에 그곳에 들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분당 정자역 인근에서 개업중인 최재학 소장의 콩깍지 노래방으로 향했다.

 

비를 맞아 따뜻한 국물이 필요하다는 말에 최소장이 해물탕과 치킨 등을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양주와 소주, 맥주 등 원없이 먹었다.

앞으로 관리소를 떠나는 동부지부 회원분들은 최소장을 본받아 군데군데에서 여러가지 일들 하시길 기원해본다.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지부장님과 산악대장님께 감사한 말씀 전하고 이번 산행을 통해 지부장님의 고장난 팔도 하루빨리 쾌차하길 기원해본다. 그리고 성대하게 환영해준 최소장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올해 좋은 소식 들을 수 있기를 또한 소망한다.

 

나를 포함해 봄비와 꽃비에 취해 제대로 회춘한 일부 분들은 이를 위해 앞으로 노력하시길...

봄날은 너무 짧게 훅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