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국립공원 화양동 구역에 있는 도명산을 다녀왔다.
아홉개의 비경을 품은 화양구곡을 걷는 맛은 산행의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했다.
비온뒤라 계곡의 물은 넘쳐나고 바위와 소나무들은 늠름하기 이를데 없었다.
하늘 또한 맑고 푸르렀다.
가는 와중에 한일성 대장님의 차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곡절이 있었지만, 도명산의 아기자기한 숲과 암릉을 오르는 재미는 쏠쏠했다. 산악회든 사람사이든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산행이기도 했다.
바람이 없어 다소 더웠지만, 산 아래는 더 더울거라는 사실을 위안삼아 좁은 철계단을 잡고 오르막을 올랐다.
드디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화강암의 큰 바위들이 웅장하기까지 하다.
정상 아래 나무그늘에 점심상을 펼쳤다.
새벽에 일어나 만두를 빚어온 임규일 소장님 등 착실히 도시락을 준비해온 소장님들 덕분에 허기진 배를 급히 채웠다.
정상 근처에는 마치 분재를 한듯 소나무들이 기품있고 기운차 보인다.
바위와 소나무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으며 내려오니, 갑자기 큰 바위아래 옹달샘과 함께 마애삼존불이 암각되어 있다.
족히 20미터는 되어보이는 불상이다. 정성을 들인 흔적이 드러난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걸로 추정되니 천년이 넘은 세월을 지켜온 것이다.
새삼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조금 더 내려가니 계곡의 물소리가 웅장하게 들려온다.
시원하기 그지없다. 족욕과 등목을 통해 산행의 피로를 풀어본다.
여름 산행의 백미다.
무사히 하산하여 학소대와 능운대, 첨성대 등 구곡의 비경을 두루 구경하며 내려왔다.
송시열 선생이 말년에 거주한 금사담의 암서재를 앞에두고 식당에서 백숙으로 마무리했다.
더운데도 산행에 참여해주신 소장님들과 운전하신 분들께 감사한 말씀을 드린다.
모쪼록 복더위 잘 넘기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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