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동강 어라연의 잣봉을 다녀왔다.
시산제 이후 가장 많은 22분의 소장님들이 참석했다.
지난 봄 워크샵이 서강과 영월강 주변이었다면 이번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동강이다.
거운분교 앞에 주차하고 잣봉을 향해 시나브로 올랐다.
깊은 산속 마을을 지나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든다.
친숙한 소나무를 보며 오르다보니 오른쪽엔 동강이 펼쳐진다.
가뭄이 심해 물이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래프팅을 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중간 중간 쉬며 손용선 소장님의 시장표 한과와 이순복 소장님의 얼음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었다.
전망대에서 시원스레 펼쳐진 어라연을 바라보며 한숨을 돌렸다.
드디어 잣봉이다.
생각보다 짧다. 벌써 다 온것이 아쉽기만 하다.
잣봉 아래 넓은 터에서 점심 자리를 펼쳤다.
사람이 많아서 네군데로 자연스럽게 나눠졌다.
집에서 사랑받는 안창한 소장님과 전태백 소장님, 임규일 소장님의 반찬은 남다르다.
그 비싼 황태 무침과 호두를 포함한 견과류 등 부럽기만 하다.
목포에서 공수한 홍어는 크게 인기가 없다.
다음번엔 다른 메뉴를 개발해야겠다.
상추와 고추는 여름 산행의 좋은 메뉴다.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성찬을 즐겼다.
행복은 여기까지인가.
어라연 강가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후 동강길에서 물은 멀리있고 그늘없이 메마른 길은 지루함의 연속이다.
다행이 삼거리에서 조금 올라가서 만난 전망대의 풍경이 시원하다.
지각변동때문인지 강가의 자갈이 박힌 암석 또한 이채롭다.
함께 구경 못하고 먼저 내려간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좋은 전망이었다.
무더운 날씨다. 가물어서 먼지만 풀풀 날린다.
그늘없이 햇빛은 뜨겁게 내리쫸다. 계속 이어지는 래프팅 사람들도 힘들게만 보인다.
급기야 우리와 같이 출발했던 트레킹 팀들중 4명은 탈진해 119를 불렀다.
잣봉 산행길 2시간과 동강길 1시간 30분이라는 안내말만 믿고 달려들기엔 힘든 날씨였다.
그래도 우리 팀들은 모두 다 무사히 하산했다.
거운분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먹으며 손 소장님의 끝없는 강의를 또 들었다.
더워서 시원한 동강의 품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꿀떡이지만, 참고 문막의 막국수집으로 왔다.
옥수수 막걸리와 메밀전, 막국수로 이날 산행을 마무리지었다.
쉬운 코스라 생각하고 정했는데 막상 산행은 꽤 힘들었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쉬워 보여도 막상 부닥치면 어려운 것들이 있고, 그 반대도 있고...
지부장님의 만보계가 1만5천보를 찍었다니 10키로 정도 걸은 것 같다.
여름 산행은 시원한 계곡과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야겠다.
다음 산행은 복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계곡에 발 담그고 닭백숙이나 먹어야 겠다.
참석하신 소장님들에게 감사드리고 여름 무더위 잘 넘기시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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