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거쳐 대승령을 올라 십이선녀탕을 지나 남교리로 내려오는 11.3km 산길을 6시간 30분에 걸쳐
걸었습니다.
이천과 여주에서 출발한 3대의 차량이 인제와 원통을 지나 내설악으로 접어들어 한계령아래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에 10시 못미쳐
도착했습니다.
해발 5~600m정도 되는 위치일 것 같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계곡, 높이 솟은 주걱봉 등의 봉우리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초입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오늘 산행도 힘차게 시작해 봅니다.
대승폭포까지 가는 오르막 계단은 끝이 없는 듯 계속 이어집니다. 초반부터 꽤나 힘든 길입니다. 그래도 쾌청한 날씨와 하늘이 어우러진 설악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설악의 품속으로 한발 한발 더 다가갑니다.
마침내 대승폭포입니다. 그 높이가 88m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이 철철 넘쳐 흐르고 햇빛에 반사된 무지개빛 물보라를 상상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수량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3대 폭포라는 이름에 걸맞게 뒤로는 안산봉우리를 두고 거대한 화강암의 벽면 한 가운데로 흐른 억겁의
세월이 느껴집니다.
조금 쉬었다 다시 대승령으로 올라갑니다. 한적한 숲 속은 마치 오솔길마냥 정답습니다. 중간중간 초롱의 야생화와 때이른 단풍이 곱습니다.
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계속되는 오르막에 지칠때쯤 1,220m 대승령에 도착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귀때기봉과 대청봉에 이르는 서북주능선이고 왼쪽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십쳀선녀탕 길입니다. 앞쪽으로는 백담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휴식년제로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더 걷다 점심 먹기 맞춤한 너른 터에다 상을 펼쳤습니다. 이 맛에 산을 오르는 것도 같습니다. 시원한 막걸리에 푸성귀, 그리고 맛있는
찬들... 항상 여유있고 넉넉하게 사오신 분들 덕분에 풍족한 식사를 즐겁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안산 갈림길입니다. 그 정상에
단풍나무가 불타고 있었습니다. 나무들 한 가운데에는 주목 한 그루가 다 죽은 듯 살아 청청한 잎을 떨구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입니다. 저 너머 산등성이에는 서서히 단풍이 물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내려가는 12선녀탕 계곡에도 군데군데 단풍이
빠알갛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8.6km에 이르는 하산 길은 다소 지루하고 지치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폭포와 소를 만나기전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었습니다.
자연은 벌써 가을인 듯 물이 차가워 발을 담그고 있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어느 듯 가을은 이렇게 우리 곁에 와있네요. 가고오는 모든 것이
다 인지상정이겠지요.
두문폭포와 복숭아탕, 응봉폭포 등 은빛 계곡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길은 헤어졌다 만나 옥빛 소를 만들고 또 가느다란 물줄기로 계속
이어져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설악이 품은 계곡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듯 수려합니다. 중간 중간 감탄하며 쉬엄쉬엄 걷다보니 남교리 주차장에 모두
도착했습니다.
옥수수 막걸리에 파전과 묵무침 등으로 하산주를 마시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산행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산행에 처음 끌고 온 임규일 소장님의 새차 코란도 승용차의 안전운행도 곁들어 빌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날씨에 좋은 산을 함께 했습니다.
10월 산행은 셋째 주 토요일인 18일에 정선 민둥산을 가려고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은빛 물결의 억새밭을 같이 거닐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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