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부 가을 워크샵으로 천년의 옛 숲길인 오대산 선재길을 걸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15일 아침에 이천과 여주를 거쳐 오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되어 하늘은 흐렸지만, 마음만은 가볍고 경쾌했습니다.
마침 메이져리그 경기에 나선 류현진 선수를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달리다보니 2시간 못미쳐 월정사 입구였습니다.
산채비빔밥으로 이른 점심을 맛있게 먹고서 월정사 전나무 숲을 지나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때맞춰 내린 가벼운 비를 맞으며 상원사에 올랐습니다.
오대산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지혜로움이 가득찬 절에는 고즈넉함이 서려있었습니다.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비천상 무늬가 새겨진 동종을 비롯 세조와의 일화가 전해지는 고양이상 석물, 신영복 선생이 쓰신 문수전의 현판 등 상원사는 변한듯 변함없이 오대산 깊은 산속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중대사자암과 적멸보궁, 비로봉은 다음 산행으로 미루고 이제 본격적으로 선재길을 걷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숲길은 깊고 한적했습니다.
물들어가는 가을에 맞춰 단풍잎은 검붉고 샛노란 빛을 내고 있습니다.
이미 떨어진 잎으로 바닥은 푹신하기까지 합니다.
오솔길마냥 좁은 흙길은 원시림의 미로처럼 길게 이어집니다.
화전민들과 벌목꾼, 불자들이 걷던 옛길입니다.
오대천을 끼고 징검다리와 섶다리, 출렁다리를 건너고 또 건넜습니다.
야생화는 이미 져서 아쉽게 볼 수 없었지만 조릿대와 관중은 길가에 계속 함께 합니다. 자작나무와 거제수나무도 하늘높이 솟았습니다. 화전민이 살던 집터에는 돌담만이 외롭게 남아 있었습니다. 일제시대 물박달나무를 잘라 나르던 철로도 일부 보입니다. 상원사의 사방 80리가 절 소유였던 넓은 밭들도 보입니다.
마침 오대산장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막걸리와 맥주로 목마름을 채웠습니다.
오대천의 얕은 물길을 가르는 징검다리도 건너며 아기자기한 선재길은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어 줍니다.
무사히 선재길을 걸었습니다. 월정사에는 마침 오대산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날씨탓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김종각소장님의 충효문자도 작품을 사진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이후 평창한우로 오늘 하루를 화려하게 마감했습니다.
사전답사와 좋은 길로 안내한 지부장님을 비롯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날에 가족과 연인과 함께 또 걸으시기를....
사족삼아 산악회의 11월 산행은 셋째주 토요일인 19일에 전북 완주의 대둔산에 갔으면 합니다.
이은숙총무님이 예전부터 가기를 원했던 기억도 나고,
조금 거리가 있지만 가을을 보내는 산행지로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암괴석과 구름다리 등 소금강이라 불리는 경치를 함께 볼 수 있기를...
산행시간은 3시간 남짓에 케이블카도 있으니 누구라도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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