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강, 여강길의 일부인 아홉사리 과거길을 걸었습니다.
원주 부론면과 충주 앙성면의 삼도가 만나는 여주 점동면 도리에서 출발했습니다.
고라니 발자욱이 선명하게 나있는 남한강의 여강을 끼고 언덕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문경새재를 넘어온 영남의 선비들중 일부는 이 길을 통해 과거길에 올랐다고 합니다.
굽이굽이가 아홉사리에 이른다고 하지만, 강변을 낀 나지막한 길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좁은 숲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기 좋고 고즈넉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공사 구간과 다소 떨어져있어 그나마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고개를 넘어 흔암리 나루터를 들러 고목에 새싹을 틔우는 회나무도 보고 코스모스 길도 걸었습니다.
여름 홍수에 물이 넘치다보니 회나무 중간에는 뽕나무가 자라고 있기도 했습니다.
흔암리 선사유적지도 들러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도 보았습니다.
강변에 정착하며 농사를 지은 흔적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걸어 원점으로 돌아와 드디어 오늘의 또다른 목적지인 이승섭 소장님의 집으로 왔습니다.
사방의 산속에 안온하게 자리잡은 집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밤나무 아래로 직행했습니다.
큼지막하게 잘익은 밤들을 보고 다들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나중에 모습만큼이나 마음 넉넉하신 사모님이 다들 한봉지씩 챙겨주기도 했습니다.
잠시 후 본격적인 상차림이 시작됐습니다.
재배한 야채와 김치, 그리고 숯불에 구운 고기 등에 연신 들이켰습니다.
7~8키로 남짓 걷고 적당히 배가 고픈데, 야외에 차린 성찬을 거듭 먹기 바빴습니다.
이날 간만에 여주에 오신 소장님들중 한분 빼고 다들 조용하셔서 그만 오버하고 말았습니다.
능서 막걸리를 4잔정도 마시고 소주를 계속 취하다보니 자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용서하시길...
그렇게 먹다먹다 배부르게 되니 기타도 치고 골프도 치며 가을 한낮을 즐겼습니다.
좋은 계절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비하느라 애쓰신 이승섭 소장님 부부 두분께 감사드리고 내년 봄에 다시한번 자리할 수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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