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영남 선비들과 장사꾼들이 무수히 넘나들던 문경새재 옆 주흘산을 찾았다.
옅은 안개비를 맞으며 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혜국사에 이르는 숲길은 고즈넉하고 계곡에 넘치는 물소리는 웅장하다.
한여름에도 해를 피할수 있을만큼 숲길은 깊고 높다.
혜국사를 지나 10미터에 이르는 여궁폭포의 물줄기 또한 높고 깊다.
여심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질 못하는 어리석은 남정네들을 헤아려 보는듯 하다.
소백산맥의 중심답게 금강소나무들이 계속 이어진다.
흐린 날씨와 안개비로 인해 전망이 아쉬웠지만, 간혹 드러나는 경치가 마치 선경에 온듯하다.
흘러가는 구름마냥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리라.
드디어 정상이다.
몸과 맘이 젊은 안창한소장님과 박창용소장님은 30분전에 도착하셨단다.
물론 나중에 오늘의 인간 승리인 이승섭 소장님은 30분이 더 지나서 기어코 정상을 밟으셨다.
그리고, 운전짱인 장기완 소장님은 점심밥 대신 돼지껍데기를 무지 겁나게 많이 무쳐와 정상주 안주로 다들 만족케 했다.
식사 후 1,075미터인 주봉보다 높은 영봉으로 향했다.
주봉에서 1키로쯤 떨어져있는 1,106미터 영봉이다.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볼 것이 별로 없어 주봉에 밀린듯하다.
인증 사진만 찍고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너덜지대 돌들로 무수한 탑을 만든 꽃밭서덜은 이름마냥 예쁘고 성스럽다.
조곡관으로 내려오는 계곡은 넘쳐나는 물들로 인해 건너기가 쉽지 않다.
때아닌 유격 훈련을 하는듯 하다.
드디어 제2관문에 도착했다.
제1관문까지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다.
군데군데 역사적 흔적이 많이 남았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영남대로를 함께 걸었다.
오늘도 무사히 1,100미터 고지를 찍고 산행을 마무리했다.
하산길이 다소 길어 지루했지만 다들 끝까지 산행을 한 것이 대단하다.
13키로 원점회귀로 7~8시간 걸린듯하다.
힘든만큼 보람도 큰 것 같다.
몸은 다소 무리하면 그에 맞춰 다음에는 더욱 더 힘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다들 건강하시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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