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예년에 비해 유달리 포근했다. 영동 지역의 폭설은 심했지만 눈 또한 적게 내렸다.
봄도 일찍 찾아왔다. 동시에 꽃들이 앞다퉈 필 때부터 뭔가 이상하긴 했다.
급기야 이런 슬픈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아픔을 주기에 충분하리라.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이 결국 모래성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기도 했다.
사회가, 국가가 성장하기까지 보살펴야 할 어린 생명을 깊고 차가운 바다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들 그만큼의 무거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 청계산을 찾았다. 4월의 신록은 여전히 짙고 푸르렀다.
자연을 찾은 사람들은 밝고 생기마저 들어 보였다.
그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위안과 힘을 주었다.
원터골에서 진달래 능선으로 올랐다.
이미 분홍색의 고운 참꽃은 지거나 시들고 있었다. 전망도 다소 흐리고 희뿌옇하다.
그래도 2~30대가 가장 많이 찾는 산답게 젊음이 가득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치했다지만 매봉까지는
1,480계단을 올라야 했다.
중간쯤 오르니 사람 둘이 서로 어깨를 기대는 모양의 돌문바위를 만났다.
통천문인듯 그 사이를 지나면 좋은 기운을 얻는다고 한다. 모두들 건강을 기원하며 걸어돌았다.
마침내 전망이 좋은 매바위에 도착했다. 그리고 매봉에 올랐다.
사람 숲속에서 정상 인증을 하고 그 아래에서 가져온 것들을 감사히 나눠 먹었다.
하산은 옛골 방향으로 무사히 내려왔다.
자연속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웃고 떠들다보니 우울한 마음도 다소 사라진다.
해물찜과 칼국수, 보리밥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3시쯤에 이천으로 돌아왔다.
5월 24일 모악산 협회 전국산행에서 다시 뵙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하신 이정배 소장님이 산악회를 위해 훌륭한 건배사를 하셨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음 기회에 또 청해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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